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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9[2019] 2019.05.22 00:11


 

나도 지혜도 쉴틈 없이 달려왔고, 지은이는 투병 중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일하고, 어머님은 딸 간호하고 뒷바라지 하며 아버님은 갑작스런 퇴직을 앞둔 다사다난한 일상에 불현듯 작은 쉼표처럼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왔다.

아마도 10만원이 채 안되는 숙박+워터파크 패키지가 아니었으면 찍어지지 않았을 쉼표, 하지만 이 즈음에 쉼표가 없었더라면 얼마나 우리는 더 매말랐을까 생각하니 감사하기만 하다.

이제 물 속에서 잡아주지 않아도 나름대로 물장구치며 노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치료하느라 체력이 약해져서 양떼 목장 야트막한 산을 오르지 못하는 지은이가 딱하고, 어머님 아버님은 아이들과 놀아주시며 (그 와중에 아침 차려주시며) 여행 중에도 애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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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께 킥보드 킥 스쿠터를 선물로 받았다. 과분해 보이는 루호의 킥보드는 사실 선물을 구매대행한 내가 인천까지가서 어렵사리 대한민국에 두대 남은 것 중 한대를 구해 온 것. 어려움을 겪은 만큼 만족도도 크다. 오래 안전하게 탔으면.

외할아버지께 받은 가방과 함께 하니 완벽한 비주얼.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린이날을 자축하는 의미로 한강에 가서 루호가 사랑해 머지않는 롯데타워 블꽃놀이도 감상했다.




어린이날이 주일과 겹쳤는데 마침 가사부 엠티를 잡아 어린이날 뭐할지 별 고민이 없어 너무 좋았다. 가사부 동생 형 누나, 친구 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더 재밌는 게 있을까. 엠티 후에 민속촌에 갔는데 나무 맑고 깨끗한 날씨까지 환상적인 어린이날 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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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수업

9[2019] 2019.05.21 23:51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이던 나의 일학년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할 지언정 깊이 각인되어 있다. 선생님은 마지막 수업날 우리반 모두에게 뽀뽀를 해주셨다. 당시 학생 수는 육십명에 달했으니 쉬운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절 선생님이 나에게 끼친 영향은 내몸 구석구석 박혀 평생을 내 생각이 되고 습관이 되고 고집이 되어 살아왔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친다. 

루호의 참관수업을 다녀오고 아주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담임선생님이 선생님다운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교사란 얼마나 고귀하고 책임이 큰 직업인가?
아이들은 교사의 역량, 아니 선생님다움에 따라 얼마나 큰 영향을 받게 되나?
올해의 루호는 안심이다.
참관수업에 가서 참관할만한 수업을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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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선

9[2019] 2019.05.21 23:41



루호가 처음 입학했을 때 학교에 잘 적응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 같은 반 엄마들끼리의 관계도 지혜에겐 큰 어려움이었다.
키가 작은 루호는 자기만큼 작은 키의 선이와 친해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부모님들끼리도 친해지게 되었는데 지혜는 종종 그 부모님들에 대해 칭찬을 하곤 했었다.

일학년 한 해를 보내고 나니 루호가 선이를 만난 것도 우리가 선이네 부모님을 만난 것도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군대에 마구입댜해 신병교육대에서 예배 중에 진짜 기도하는 한 사람을 보게되고 친해지게 된 것처럼 어렵고 귀한 만남이다.

선이는 하품스튜디오를 좋아한다. 전에 들렀을 때 ‘아 여기 좋네.’ 하는 진심어린 혼잣말을 들었었다. 또 하품에 놀러온 선이와 하품의 보물같은 산책로로 산책을 갔다. 벚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두 아이는 서로 만난 기쁨에 흥이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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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디온 촬영

9[2019] 2019.05.21 23:25



올해의 파이디온 촬영이 돌아왔다.
집에서 연습을 해야하는지 몰라서 많이 부족했던 작년에
비해서는 좀 더 연습이 된 것 같기는 했으나 여전히 힘겨운 건 사실인 것 같다.
아무튼 나는 루호가 파이디온에 속한 것 자체가 축복이고 좋은 훈련이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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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걸음이 위풍당당하다.

예술의 전당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마친 무용수 같다. 

아마 경력이 많은 무용수는 겸손을 갖춘 뒤라 그런 걸음을 걸을 것 같지 않고

이제 막 실력을 검증 받았다고 느끼는 그 정도의 거만함이다. 

참고로 루호는 첫 번째 발레 공연이었다. 

그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를 포함해서 저렇게 즐거워 하는 걸 보니 오래 발레를 하며 즐거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를 보좌해주기엔 뭔가 모자란 구석이 많은데 어떡해야 할지 기도가 많이 필요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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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떨어진 줄 알 수 없었던 예인이가 올해 당연하다는 듯 파이디온에 합격했다. 

아마도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눈빛에 의지를 담고 임하신 듯.

루호와 함께 단원으로 활동한다니 참 감사하고 좋다. 

예인이가 너무 월등해 슬퍼하지나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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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9[2019] 2019.05.18 11:54

핫플레이스인 서울식물원에 다녀왔다. 

너무 좋은 곳이기는 했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서 즐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주차는 동네를 마비시킬 정도로 수용수준을 넘어섰고 식물들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다시 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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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모는 태국 출장길에 올랐다. 

아마도 싼 비행기 티켓이어서 그랬겠지만 너무 이른 시간 출발이어서 데려다주기로 하고 루호에게 같이 갈 거냐고 묻자 당연히 가겠다고 했다. 

이모도 굳이 루호에게 올 거면 오라는 식으로 미끼를 던져두긴 했으므로 나도 공항 여행가는 셈 치고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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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가 태어날 때만 하더라도 백일까지만 돌까지만 아이들을 모습을 보고 싶다던 증조할머니였다. 

하지만 루호가 커가고 예호가 태어날 때까지 건강하셨다. 

최근 들어 그래도 정정하시던 모습이 힘없이 바뀌어가고 

마치 물기가 마른 식물처럼 날마다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끝까지 증조할머니를 돌보셨는데 얼마 전에 밤엔 이상행동을 반복하셔서 할머니가 쓰러지고 말았고 결국 요양원으로 모실 수 밖에 없었다. 

요양원으로 보내드리기로 결정을 하고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몇 번을 망설이고 취소하시기도 하셨다. 또 밤에 이상행동을 하셔서 그제야 요양원에 가시기는 하셨지만 여전히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마음은 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요양원에 가신 뒤로는 더 급속도로 기운을 잃으시는 것 같았다. 

그날은 자던 예호를 깨워서 증조할머니께 올라갔다. 지난번도 지지난번도 예호가 잠들어 뵙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보셔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은 할머니를 위해 기도해드렸고 할머니는 루호가 만들어드린 복음 팔찌와 염주를 두 팔목에 차고 계셨다. 

그리고 그날이 할머니를 뵌 마지막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두 아이들이 모두 증조할머니를 뵐 수 있었고 기도를 해드릴 수 있었다. 증조할머니는 의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알아보셨다. 아마도 인생에서 느끼는 마지막 즐거움이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호는 장례를 다 치루고 나서 불현듯 증조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울기도 했다. 

나는 손자로서 참으로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살았다. 

대가도 없고 갚을 길도 없는 사랑이어서 나는 늘 아이들을 할머니 앞에 들이밀 뿐이었다. 

거의 구순의 노인이 증손자의 팔에 이끌려 춤을 추었다. 거동도 할 수 없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하셨다. 

나는 마지막까지도 여전히 똑같은 사랑을 받은 느낌이어서 애잔한 마음에 가라 앉는다. 

할머니의 손은 누구보다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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