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스타벅스 앞에서의 시간은 왠지 모르게 너무 행복했다. 
그런 시원함도, 그런 여유도, 윤패밀리도 오랜만이어서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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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힐 정모

9[2019] 2020. 3. 4. 17:37

매번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 번 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스위트룸으로.
미국 한 번 못가본 우리는 늘 순간이동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많은 시설들이 빠져나가 전처럼 즐길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에겐 정말 고마운 곳,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땡큐 유에스 아미, 땡큐 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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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본 캠핑장

9[2019] 2020. 3. 4. 17:30

 

제주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포천 캠핑장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일정상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가보고 싶기도 하고 그냥 잠시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다녀왔다. 
생각보다 거리가 멀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곳이어서 오히려 아쉬웠다. 
아이들끼리는 처음 만났지만 금방 친해져서 그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생기기도 하는 듯???
다음에 다시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물놀이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캠핑카에 언제 또 들어가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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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9[2019] 2019. 9. 26. 13:54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헛헛한 마음이지만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을 때 엄마 아빠와 아이들 모두가 가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헛헛한 마음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보다 좋은 게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선물처럼 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아버지에게 선물을 받는 꼴이 되었고 열심히 여행일정을 짜고 가장 비용을 아끼도록 찾아보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성수기가 되기 전 마지막주로 일정을 잡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그 즈음까지가 비성수기 혹은 준성수기 요금이 적용되어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비용은 많이 아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정확하게 예상대로 장마마저 찾아와 준 것이 문제. 제주에 있는 내내 비오는 날씨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제주에 장마는 그져 스쳐지나가는 비구름일 뿐인 것 같았다. 비가 오기도 했지만 언제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이 나오기도 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커다란 차에 모두 함께 타고 여기 저기 다니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인, 장모님, 지은이와 함께 왔던 여행 때도 그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아 오래 행복했었다. 나에게는 여행을 함축하는 의미로 커다란 자동차가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몇년 동안 계속 제주도로만 여행을 다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차에서 떠들기도 하고 그러다 아이들이 잠들기도 하고 풍경을 멍하니 보기도 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루어 다함께 제주도를 누비기 시작한 것이다. 

해수욕장에서의 물놀이, 말타기, 회와 돼지오겹살 그리고 고기국수 같은 맛있는 먹거리, 예쁜 카페들, 멋진 리조트에서의 아침식사와, 수영과 산책, 신비롭던 반딧불 숲 등, 수많은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무엇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온전히 함께하는 며칠을 보낸 그것이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될 것 같았다. 

저녁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꽉꽉 채운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빨갛게 노을이 지고 루호는 '안녕 제주야.'하고 인사를 한다. 외출 한 번 맘놓고 못하시던 부모님과 이런 며칠 동안의 여행은 감격 그 자체였다. 행복한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아쉬음이 컸지만 금방 또 더 좋은 곳으로 함께 여행가기를 꿈꾸며 내 마음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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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는 올해 마지막 강습회를 마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예술의 전당에서 데이트를 했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여유가 있으셔서 이렇게 밖에서 만나 좋은 곳도 갈 수 있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서 많은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기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건 오늘이 기다리던 대한민국발레축전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인데 발레에 흥미가 없는 예호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먼저 떠나고 루호와 우리 부부는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을 봤다. 발레를 좋아하고 공연 보기도 좋아하는 루호는 흠뻑 빠져 공연을 보고 특히 자기 또래의 어마어마한 발레리노를 보고 충격에 빠진 듯 했다. 어쩌면 나와 지혜가 충격에 빠진 걸지도. 루호가 갈 길은 아직도 멀고 대단한 아이들은 참으로 많구나. 루호는 이렇게 발레를 좋아하는데 나는 발레리노의 아버지들과는 점점 달라져만가고 과연 하나님은 어떻게 이 아이를 이끄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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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유치원 입학

9[2019] 2019. 9. 18. 15:56

기다려왔던 영생유치원에서 연락이 왔다. 드이어 예호의 자리가 생겼다는 소식.

형에 이어서 영생유치원에 가게 된 예호는 역시나 형과는 다르게 아주 당연하게 어린이집을 못가게 되는 것도, 새로운 영생유치원에 가게 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 선생님들이 많이 바뀌셔서 루호가 다닐때 뵈었던 선생님이 없다는 것이 걱정이긴 했지만 든든한 원장선생님이 계셔니 먼 거리를 통학하는 것도 감수하며 병아리반에 등원하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바인이 지온이 남매와 함께 등원하기로 하면서 차로 유치원까지 가는 수고도 반으로 줄어 더 감사!

예호는 어린이집에 다닐 땐 종종 가기 싫다는 말을 했었는데 유치원을 다니고 나서는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글을 쓰는 네 달 정도 지금까지도 그렇다.) 교회에 익숙함과, 이미 여러 명의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역시나 어린이집과 다르게 우리 유치원이다 라는 느낌이 든다. 많이 사랑받고 즐겁게 생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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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윤이네 농장

9[2019] 2019. 9. 18. 15:22

루호 친구 가윤이네 놀러갔다 돌아올 때면 외할머니께서 늘 죽이며 산딸기 같은 걸 싸주시고는 했다. 산딸기가 하도 맛있어서 어디서 사신 건지 여쭤보니 작은 농장을 하신다며 주말에 한 번 놀러오라고 초대를 해주셨다. 그래서 선이네랑 함께 농장에 놀러가게 되었다. 의정부 어디에 그런 농장이 있나 했는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 전 가셨던 병원 바로 앞이었다. 들어가 쉴 만한 곳도 있고 한적해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너무 좋았고 예호는 작은 다라(?)에 들어가 신이 나게 놀았다. 산딸기를 딸 때는 아이며 어른 할 것 없이 정신없이 한참을 집중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무덥던 한낮이 저물어 산딸기 따기도 지쳐갈 때즈음 가윤이 외할머니는 우리가 딴 것보다 훨씬 많은 산딸기며 매실 같은 것들을 잔뜩 싸주셨고 우리는 그렇게 풍성함을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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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가 파이디온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가장 놀랍고 감동적인 때가 강습회 강단에 설 때였다. 

1학년 막내일 때부터 수백(어쩌면 수천?)명 앞에서 긴 시간을 앉지도 못하고 찬양하고 율동했고, 그 모습을 여러 주일학교 교사들이 집중해서 바라보고 따라하는 모습을 보고 진짜 어린아이도 쓰임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라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엄청 떨릴 것 같은데 씩씩하게 해내는 모습은 볼 때마다 감동이다. 

올해는 예인이도 파이디온에 함께 했고 다행스럽게도 집에서 가까운 총신대에서 하는 강습회에 둘다 참여하게 되어 두 가족이 함께 모였다. 강습회를 잘 마치고 다 같이 그동안의 고생을 힐링하는 소풍을 갔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개미잡으며 놀아주어 어른들도 힐링이 가능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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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찬이네 가족사진

9[2019] 2019. 9. 18. 11:43

은찬이네 가족사진을 찍으러 서울숲에 나들이를 갔다. 

덕분에 우리 가족사진도 생기고,

아이들은 흙장난도 마음껏 하고,

어른들은 잠시 여유롭게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일년에 한 번씩은 이렇게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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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에 서울재즈패스티벌이 열리는 날 즈음이면 장미정원이 오픈을 한다. 
루호가 장미를 좋아해서 2년째 서울재즈패스티벌이 열리는 날 올림픽공원에 갔다. 
작년에 비해 사람이 좀 줄어든 것 같기는 하지만 주차를 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바글바글한 건 여전했다. 
장미를 핑계로 불편을 감수하고 날짜를 맞춰 공원에 가는 건 사실 패스티벌 기분을 내고 싶어서다. 

스물두살 오스트리아 빈 시청 앞 광장엔 오페라 공연이 중계되고 있었고 여행중이던 나는 친구들과 함께 간단한 음식과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었다. 
아마도 그 날의 맥주처럼 맛있게 느껴진는 맥주는 마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날 마신 것은 단순한 맥주가 아니라 젊음과 여유, 이국적인 분위기와 좋아하는 사람들, 이름도 알 수 없는 음악 같은 다시는 조합할 수 없을 것들이었다. 
그런 기분을 비슷하게 낼 기회가 오면 나는 기어코 맥주 한 잔을 하곤 한다. 
그러나 그날과 비슷한 기분에 근접하기는 어렵고 그저 그날의 추억을 되씹으며 감상에 젖을 뿐이다. 
그나마 서재패는 가장 그날스러운 분위기의 패스티벌이라 가능하다면 날짜를 맞춰 오게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공원으로 나오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 나름대로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일회용잔에 담긴 맥주 한 잔을 들고 기분을 내 보지만 작은 만족 속에서도 초대 받지 못한 손님처럼 겸연쩍은 마음이 들고 (그 먼 오스트리아에서도 그렇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나와 같은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달래본다.  
아이들의 뒤통수에 대고 '너희들은 여기저기 멀리까지 많이 가보거라.'라고 말하는 나의 바람은 아랑곳 않고
루호는 장미와 함게 셀피를 찍어대고 예호는 여기저기 누비고 다녔다. 
이제 앞으로 아빠보다 더 많이, 더 멋진 패스티벌들을 즐기기를.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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