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지 못할까봐 우울하다고 했다.
그럴만하다.
화이트크리스마스인데도 엄마는 아빠에게 '정말 눈 왔어?'하고 묻는 게 전부였다.
집에서 한 발도 나설 수 없는 엄마에게 눈은 별 의미가 없다.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인데,
세상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뭔지도 모르면서 들떠있기만 하지.
그렇게 욕을 했는데 그동안 사실은 엄마도 아빠도 그랬었나보다.
전에 없이 잠잠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오니 피부로 다가온다.
밤이 깊어 이브가 끝나갈 때,
아빠는 몰래 준비한 선물을 준다.
마음에 들까, 우울했던 마음이 풀릴까 엄마 눈치를 본다.
엄마는 살 시간도 없었는데 언제 샀어? 하고 놀라더니 아빠를 안아준다.
그 옆에서 혼자 놀던 루호가 아앙 하고 옹알이를 하자 엄마가 아빠 품속에서 피식 웃는다.
엄마와 아빠는 루호 옆으로 가 잠시 루호와 놀고 입맞춘다.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뭘 하고 싶어?
아빠가 묻지만 소박한 엄마는 글쎄.하고 만다.
아빠는 속으로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루호와 함꼐 예배를 드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안심이다.
첫 크리스마스 예배라면 감격적일테니까.
아직 루호는 어려서 선물 달란 소리는 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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