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

11[2021] 2021. 11. 19. 16:22

 

 

'호호형제'에서 업로드한 동영상

 

iamruho.com

서울의 주인이 될 아이들과 함께 서울 누비기.
어디를 가도 이제 내가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핫 플레이스'들에 더욱 열심을 다해서 아이들과 여행하려 한다. 
우리 젊은 시절에 참으로 서울을 잘도 누렸구나 싶지만 또 무섭게도 변해서 낯설기도 하다. 
정말로 너무도 애틋한 도시다. 
루호는 구석구석 작은 곳들까지 누리며 주인공이 되어가고,
예호는 서울이든 아니든 게의치 않고 방방 뛰어다니며 놀 수 있을 것 같은 녀석인데, 요즘들어 궁궐을 특히 좋아한다. 
숨고 뛰어내릴 곳이 많아서 그런듯?

여기서 엄마와 아빠는 무얼 했었는데 얘기를 해주다가 와 이런게 생겼네 하고 낯선 도시에 온 사람처럼 두리번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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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의 결심

11[2021] 2021. 11. 18. 17:22

추석 차례에 루호는 전과는 다른 경험을 했다. 할아버지가 불러 제사상에 올라가는 술을 따른 것이다. -이제까지 제사를 구경 하는 것이었다면 제사에 참여 한 것과 같이 된 것이다.- 물론 할아버지에게 손자가 제사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것이기에 시키신 것이겠지만 루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또 루호의 증조할아버지의 제사가 있어 루호와 얘기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그때, 술 따랐을 때 어땠어?'
'음, 싫었어.'
예상대로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가지고 떼를 쓰거나 불만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또 왜냐고 물어보는 스타일도 아니기에 오히려 먼저 루호에게 물어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화를 이어갔다. 
'아빠가 여전히 제사에 참여하는 건 선교하는 것과 같은 거야. 이슬람에 간 어떤 선교사는 완전히 이슬람 사람처럼 생활하기도 한대. 그것과 같은 거야. 하지만 너는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 어떻게 할래?'
질문에 루호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며칠의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그리고 제삿날이 다가와 다시 물었다. 
'술 따르는 거 어떻게 할래? 결정했어?'
루호는 여전히 고민이 된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그냥 할게.' 라고 대답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울컥하는 마음에 루호를 바라보지 못하고 창밖을 보았다. 
어차피 결론은 하든지 말든지 중에 하나였고 예상하지 못한 답도 아니었는데 그 단호한 목소리에 울컥하고 말았다. 
영적으로 둔감한 나에 비해 훨씬 민감한 -롯데월드 민속관에 다녀와서 잠을 못잘 정도로- 루호에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 그렇게 대답하는 루호의 말에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고 하나님에 대한 경외가 느껴졌다. 

루호는 할아버지 옆에 불려가 앉아 술을 또 따랐다. 추석날과 같은 행동이지만 이제 그 의미가 다를 것이다. 
'할아버지는 절 할테니까 너는 기도하면 된다.'
이버지의 그 말속에 -그것은 일종의 배려이지만- 우리가 이 자리에서 어떤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심이 느껴진다. 내가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전한 것이 없음이 그 말 한마디로 증명되고, 그로 인해서 루호가 내 책임을 대신 지어주고 있음이 무겁게 나를 누른다. 하지만 루호 덕분에 희망이 있음을 또한 느낀다. 그토록 바라던,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을 전할, 나보다 탁월하고 맑은 메신저가 아버지의 곁에 앉아 있다. 

* '예호야 제사에 참여 하지 않아도 할아버지 옆에서 시끄럽게 하고 까부는 건 예의가 아니야. 그럼 너는 어떻게 할래?' 라고 물었더니 자기는 할머니 방에 가 있는다고 하더니 막상 그 시간이 되자 쇼파에 달려가서 퍽 하고 처박히기 놀이를 하고 시끄럽다고 꾸중하니 주방에 가서 엄마, 할머니에게 앵기고 소란을 멈추지 않았다. 뭐 나름대로 너무 비장한 분위기가 풀어져서 좋았다면 좋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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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11[2021] 2021. 10. 11. 23:46

추석연휴에 야근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지난 몇주간을 얼마나 고되게 보냈는지 모른다. 정말이지 12시 전에는 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매일 밤늦도록 일해야하는 강행군 속에도 추석 연휴가 제발 쉼표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었는데 다행히 계획대로 어느정도 일을 마치고 연휴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어렵게 얻은 것은 더욱 소중한 법, 어떻게 하면 재밌고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행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연휴였던 것 같다. 

때마침 너무도 맑은 하늘에 감사. (중국의 연료대란과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기업들의 과잉 충성으로 공해가 줄었다는데 그 덕분인지 요즘 하늘이 너무도 예쁘다.)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아이들이 다 만나고 하룻밤씩 자며 행복하게 해드리고 아이들도 행복해서 감사. 좋은 곳 재미있는 곳 많이 가고 가는 곳마다 실패 없이 만족스러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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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호의 생일파티

11[2021] 2021. 10. 5. 22:49

발레 선생님이 갑작스레 파티를 열어주신 덕분에 예호는 여러사람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루호에게는 이모 삼촌들이 늘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시간들도 여러 번 있었던 것 같은데, 예호는 처음 경험하는 북적북적한 파티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덕분에 어마어마한 선물들과 축하를 받아 예호는 최고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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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랑 슈퍼 가자

11[2021] 2021. 10. 5. 22:39

최근 바빠진 덕에 사무실에서 밤까지 아이들과 함께 머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럴 때면 지은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주곤 한다. 
일이라면 무조건 첫번째라고 여기는 지은이에게 '나도 애들이랑 얼마나 놀고 싶은데.'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일이 첫번째라는 건 더 확실하게 알게 됐지만 더불어 조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게 된 것 같다. 
어린시절을 고모들과 같이 보내서 부족한 게 없던 나도 이모가 있었으면 했는데 지은이를 보면 그 때의 마음이 떠오른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손에 간식 하자 쥐어주는 마음, 엄마 아빠 먹을 거리 하나씩 더 사서 들려 보내는 마음. 
그 마음을 받는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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