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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는 어디까지 느낄 수 있을까?
루호에게 고통은 있겠지.
그렇다면 혹시 기쁨도 있을까?
슬픔도 있을까?
아니면 이제 생겨나는 그 감정의 처음에서부터
모든 것들이 시작되고 있을까?
그 눈빛이며 그 입모양은 그리고 그 작은 소리들은
무얼 표현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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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온지 열흘만에 루호에게 배꼽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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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정루호

1 [2011] 2011. 11. 21. 23:29


아빠, 엄마 그리고 루호.
이제 나라에 등록 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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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머리

1 [2011] 2011. 11. 21. 00:24


딸꾹질을하면 조리원에서는 저렇게 아기들 머리에 저렇게 양머리를 말아준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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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웃음

1 [2011] 2011. 11. 19. 23:02


아빠는 태어나 처음으로 웃는 루호의 모습을 보았다.
더울까봐 살살 부채질을 해 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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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의 변화

1 [2011] 2011. 11. 19. 23:00


벌써 표정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모든 표정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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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칸

1 [2011] 2011. 11. 19. 22:45


머리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아빠가 늘 하고 다니던 머리처럼 뾰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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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1 [2011] 2011. 11. 19. 22:40


엄마에게 처음 진통이 찾아 와 병원에 갔을 때
마침 늘 만나던 담당 의사가 진료를 쉬는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엄마를 대신 봐준 의사는 그 진통을 가진통이라고 했다.
고통이 하루를 넘기고 결국 엄마의 엄마가 찾아왔지만
끈질기게 참아 넘기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 고통은 아직 모자라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엄마가 48시간을 넘게 참은 고통은
가진통도 아니고 모자란 고통도 아닌 진짜 진통이었다.

병원에 갔을 때 이미 30%
분만실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또 30%
이미 분만은 그만큼이나 진행되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탈진한 엄마는 더 이상 쓸 힘이 남지 않아
결국 6시간여를 견뎌야했고
11년11월11일 이 되자마자
겨우
진통은 끝이 났다.

아빠는 단지,
엄마의 고통이 끝난 것이 기쁠 뿐이었다.
그것밖에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눈물이 많은 아빠였지만 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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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런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들려지겠지만
아이들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한다.
정말 시시각각. 몇시간 마다 보면 얼굴의 여러 부분 변한게 보인다.
이건 더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루호가 귀엽고 잘생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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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의 이름

1 [2011] 2011. 11. 13. 20:16


아빠는 아주 자유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엄마는 부를 때마다 축복이 되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호자 돌림을 넣고 싶었다.

루아흐(ruach)
아빠의 머릿속에 순간 흐르던 소리. 스치던 글자.
'루아흐'는 바로 자연스럽게 '루호'로 다듬어졌다.
나중에 시리아어로 루아흐가 루호라느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는 '루호'라는 이름을 듣고
재빨리 뜻을 지어냈다.
[새길 루,새길 누] [밝을 호] 빛을 새김.
할아버지는 또 그 이름을 전해 듣고
뒤늦게 '호'자가 미리 정해져있다고 말했다.
미리 정해진 글자가 만약 다른 뜻이었다면 루호는 다른 이름이 되었을까?
미리 정해져 있던 [호경 호] 에  ③빛나는 모양 ④밝은 모양 ⑤빛나다 의 뜻이 있다는,
또 옥편에 '루'자와 한페이지가 있다는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사실에 아빠와 엄마도 놀랐고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시며 만족하셨다. 


그래서 루호는 루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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