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호는 어디까지 느낄 수 있을까?
루호에게 고통은 있겠지.
그렇다면 혹시 기쁨도 있을까?
슬픔도 있을까?
아니면 이제 생겨나는 그 감정의 처음에서부터
모든 것들이 시작되고 있을까?
그 눈빛이며 그 입모양은 그리고 그 작은 소리들은
무얼 표현하는 것일까?
,
아빠는 아주 자유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엄마는 부를 때마다 축복이 되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호자 돌림을 넣고 싶었다.
루아흐(ruach)
아빠의 머릿속에 순간 흐르던 소리. 스치던 글자.
'루아흐'는 바로 자연스럽게 '루호'로 다듬어졌다.
나중에 시리아어로 루아흐가 루호라느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는 '루호'라는 이름을 듣고
재빨리 뜻을 지어냈다.
鏤 [새길 루,새길 누] 皥 [밝을 호] 빛을 새김.
할아버지는 또 그 이름을 전해 듣고
뒤늦게 '호'자가 미리 정해져있다고 말했다.
미리 정해진 글자가 만약 다른 뜻이었다면 루호는 다른 이름이 되었을까?
미리 정해져 있던 鎬 [호경 호] 에 ③빛나는 모양 ④밝은 모양 ⑤빛나다 의 뜻이 있다는,
또 옥편에 '루'자와 한페이지가 있다는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사실에 아빠와 엄마도 놀랐고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시며 만족하셨다.
그래서 루호는 루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