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미군부대는 아이러니한 공간이다.
서울에 있지만 그 안의 모든 것은 많은 것이 미국적이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갈 때면 늘 여행을 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우리는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생각 이라기 보다는 걱정이나 아쉬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결국 돌아올 서울의 땅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미쿡인 친구들 덕분에 쉽게 접하지 못할 묘한 미국 여행을 종종 다녀왔기에 이제 더이상 여행을 가지 못할 거란 아쉬움이 컸다.
마이크의 배려로 suite룸을 모텔비 보다 싼 가격에 묶고
죄책감이 들만큼 헤비한 음식들을 여행 온 기분으로 마음껏 먹었다.
(미국) 버거킹과 (미국) 파파이스는 이미 문을 닫았다.
곧 비워질 이 땅이 멋진 공원이든 뭐든 생기겠지만
미국으로 가는 여행의 기분을 다시 느끼게 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참으로 친절한 마이크 덕분에 미국에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서울 속 용산미국을 들락거려 그동안 너무 좋았다.
아이들도 호텔이며, 음식이며, 수영장. 무엇보다 친구 형, 누나 동생들과 어울리는 시간들이 너무 즐거웠음은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쉬움을 달래며 마지막으로 하이네켄 8병을 12달러에 기념품으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