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호는 태어날 때 치룬 난리에 비하면 아픈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일 정도로 활발하고 활동적이다. 문득문득 감사해지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예호의 지금 모습이나 실제로 혹이 사라진 사실과는 달리 자꾸만 태어날 때를 상기시켜주는 것이 있었으니 하나는 정기 검진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이었다.
나뿐 아니라 가족의 누구 하나 보험을 들지 않았었는데 예호의 일을 겪으며 온가족이 보험을 들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망가진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알게 되었고 배가 아파 잠들 수 없을 정도의 밤을 몇 번 겪으며 결심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예호는 보험을 들 수 없었다. 태어날 때 발견된 심장의 혹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른 진단이나 입원 혹은 수술 없이 일정 시간을 지나게 되면 유병자보험을 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게 올해 4월이었다. 비록 조금 다른 보험이고 보험료도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보험을 들 수 있다는 게 건강하다는 증명 같아 감회가 남달랐다. 건강하다는 걸 확신하고 유아세례를 받았던 그 날처럼 안심하게 되는 인증을 받는 것 같았다. 날이 갈 수록 예호의 활동력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때때로 어떻게 저렇게 계속 뛰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심장의 크기와 별반 다를 것 없던 심장의 혹을 생각하면 그 놀라움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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