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호는 소풍 가기 전 날까지 말을 못하다가 전날이 되어서야 요즈음엔 소풍엔 다른 가방을 메고 간다며 쭈뼛쭈뼛 말을 꺼냈다. 지혜의 눈치를 보니 엄마도 '요즘엔 다들 그렇게 하긴 해.'라며 거들기에 그렇다면 적당하고 비싸지 않은 거 하나 사지 뭐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사려고 하니 동네에서 가방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내 마음에도 들지 않고 취향이 있으신 루호에게도 만족이 될 것 같지 않아 어디가 좋을까 고민 하다가 지은이와 미팅 후에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갈까말까 한 강남역에 들르기로 했다. 생각처럼 어린이가 멜만 하고 저렴한 가방이 없어서 어린이 것 같지만 크기는 어린이 것이 아닌 가방을 사서 왔는데 루호가 메니 생각보다 꽤나 거대했다.. 그래도 좋다며 다음날 아침 가방을 신나게 들쳐 메고 가는 모습을 보니 저만큼 큰 게 대견하면서도 곧 옷이며 가방이며 가지고 싸울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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