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대회

6 [2016] 2017. 1. 5. 10:04

 

 

 

성경암송 from jiyeong jeong on Vimeo.

 

 

전도사님이 잘 봐주셔서 루호가 신반포교회 유치부 대표 중 한 명으로 노회 성경암송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결혼 하기도 전에 예배에 나와서 성경을 줄줄 외우는 작은 아이들을 보며

사실 대단하다는 마음보다도 가혹하다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내 아들에게 가혹한 그것을 시켜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다.

물론 나는 그다지 가혹하게 하지 못하고 또 루호의 엄마가 악역을 맡아 주었다.

구절을 녹음하고 또 책으로도 만들고 하는 뒷바라지까지 모두.

 

루호는 잘 외웠다.

너무나 긴 구절(마태복음으 한 장 전체) 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어른도 외우기 힘든 걸 잘도 외워갔다.

 

노회 암송대회 당일엔 눈이 왔다.

노회 전체에서 모였으니 아이들도 바글바글 했는데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오지 않은 아이들을 빼고 모인 게 그정도이니 얼마나 큰 대회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비교적 뒤에 차례가 돌아온 루호는 들어가 암송을 시작했고 심사위원 외에는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도 탈락.

함께 나갔던 우리교회의 두 아이는 장려상을 받았는데 루호만 탈락하게 되어 더 아쉬웠다.

게다가 절친 예인이가 상을 받으니 루호가 상처받지 않을까 나와 지혜는 노심초사.

 

하지만 다행히 전도사님과 교회의 배려로 상을 받은 두 아이와 똑같은 대우를 해주셨고 더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

덕분에 루호도 걱정과는 달리 괜찮은 것 같았다.

그리고 루호는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었다.

 

아빠가 예전에 보았던 줄줄 외우는 작은 아이들처럼

루호도 대예배 시간에 나가 말씀을 암송했다.

처음에 긴장해 헛기침을 하다가 여유가 생기자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이 귀여웠다.

아마도 예배가 끝나고 기특해 하시는 교회 어른들의 칭찬을 받는 것도 루호에게 큰 기쁨인 듯 했다.

가혹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한편 이런 영광된 자리에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서로 격려와 경쟁이 되는 친구 예인이가 있는 것도,

루호를 예뻐하시고 기회를 주신 전도사님이 유치부에 계신 것도,

건강한 교회에서 혜택받고 또 어르신들의 귀여움을 받는 것도.

 

'내년에 말씀암송대회 또 나갈 거야?'

'응.'

'내년은 7살이라 더 길고 힘든데도?'

'음... 그래도 나갈래.'

 

어쨌든 루호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교회에서도 단 1명만 나갈 수 있을 정도로 7살의 암송은 더 가혹할텐데

나와 지혜의 의지가 과연 루호를 그 단 한명이 되기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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