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적에 재익이라는 친구네 자주 놀러갔었다. 아마도 부모님이 친한 집이라 자주 만나서 놀았던 것 같은데 어느날인가 미국으로 갔다며 더 이상 만날 수가 없었다. 15층에 살던 이름이 생각안나던 친구, 6층에 살던 부루마불하던 까만 유성민, 삼총사 중에 한 명이던 영민이, 2동살던 석원이, 그리고 다 커서도 그럴 줄 몰랐던 민기까지 가장 친한 친구가 되면 늘 멀리 이사를 가거나 소식이 두절되곤 했다. 
어느날 석종이형이 외국에 나가는 1년짜리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했을 때 예감했다. 지금 제일 친한 게 석종이형과 보은이니까 이거 무조건 되겠구나, 한동안 못보겠구만. 후에 보은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들은 늘 어디론가 떠나갔었으니 가게 될줄 알았다고 말하니 피식 웃는다. 

잠시 헤어지게 된 아이들은 어떤 기분일까? 가장 친하던 예인이와 멀어진다는게 내 지난 경험을 생각하면 꽤 큰 심경의 변화일 것 같은데 아무튼 겉으로 보기엔 엄마아빠의 심경 변화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인다. 

결국 예상대로 예인이네 가족은 벨기에에서 일년 동안 지내게 되었고 1월 마지막날 떠나갔다. 어떤 으리으리한 집도 부러워한 적이 없던 루호는 예인이네 집만은 부러워했고 벨기에 집 마당에 트렘폴린을 본 예호는 트램폴린 타령을 하다가 벨기에로 이사가고 싶다고 떼를 쓰곤 했다. 생각보다 페이스북 헤비 유저인 석종이형이 전해주는 소식들을 보며 비현실적인 아름다운 풍경들과 전시장 투어 등등 부러워 하다가 이게 예인이네가 받은 선물이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지내다 약속처럼 일년 뒤에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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