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영 교회

10[2020] 2020. 3. 9. 10:56

영준이가 충주 어디쯤에 교회를 개척했다하며 입당예배를 드렸을 때는 지은이의 발병 소식을 듣고 얼마되지 않았을 즈음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수술을 한 직후였던가?그래서 교회에 가보지 못하고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영준이는 가끔 찾아와 직접 딴 밤을 주기도 하고 결혼식장에서 만나면 꼭 한 번 오라는 말을 인사처럼 했다. 그리고 김기현 선교사님 안식년을 맞아 오하영 교회에 가신다기에 기회다 싶어 그 여행길에 따라 나섰다. 

굽이굽이 한참을 산골속으로 들어갈 때 생각했다. 이 산속에 교회가 있단 말이야? 조금 위태롭게 느껴지던 계곡을 가로지르던 다리를 지나자 그 계곡을 내려다 보고 있는 산 중턱의 오하영교회가 보였다. 떡하니 위풍당당한 산봉우리와 그 아래 계곡이 마주보이는 마치 풍경을 보라고 정해 놓은 포인트 같은 곳에 교회가 있었다. 답답하고 지친 마음도 잠시 쉴 것 같은 풍경 속이 예배당의 큰 창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거기서 기도하는 마음이 여유롭고 감사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산골마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산속 맛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영준이와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또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도시는 도시나름대로 여기 산골마을은 그 나름대로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굽이굽이 산골 속으로 찾아와 동지애를 느끼며 위로를 받는다. 선교사님 보시기엔 초보들처럼 보였겠지만 우리는 초보들이 느끼는 상심들을 공감받을 곳이 필요했으니까. 
(그 뒤로 선교사님이 김이며 귤 같은 것을 박스로 보내주셨는데 그게 마치 아기 같은 우리들을 향한 측은한 마음이셨을까?)

여름이면 계곡에서 아이들도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여름 즈음엔 좀 더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증거들을 들고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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