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근하고 집에 들어가니 루호가 종이를 오리고 거기에 칸을 그려넣어 엽서를 만들어 두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아빠가 다시 모양을 그려달라기에 그려주고 잘라주고,

또 크기가 너무 크다고 해서 작게 다시 잘라주었다.

진짜 편지 처럼 보이고 싶단다.

아마도 개성이 있으면서도 판매하는 엽서처럼 보이고 싶었나보다.

낮에 엄마랑 다이소에 가서 마음에 드는 것을 못찾고 집에 와서 만들었다고 할 정도니

어지간히 까다롭게 정성을 들이는 게 분명했다.

 

파이디온에서 만난 친철한 형아에게 편지를 쓰고 싶단다.

자기 전에 루호가 써둔 편지를 읽어보자 마음이 애잔해진다.

한두 번 만난 형아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그 마음이,

기분까지 눈치보면서 친해지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아직 순수한 것 같아 어떻게든 애써 보호해주고 싶어진다.

 

춤과 노래보다, 외모보다 인성을 보고 뽑았다고 하니

함께 지내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믿음이 간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이제 한걸음 더 사회로 깊숙히 들어가는 루호가 걱정되었는데

또 하나의 안전장치를 주신 것 같아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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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8 [2018] 2018.01.19 11:15

쉬! 쉿.

 

형이 책을 읽어줄 때 가장 재밌어하는 동생

 

루호는 종종 놀고 있는 동생에게 달려가 껴안는다

 

뭐든지 형을 따라하는 동생. 기도도 따라한다.

 

동생이 혼이 나 울때면 달래주며 '그래도 엄마아빠는 널 엄청 사랑해.'하고 말해주는 형.

 

 

 

 

하나였다 갈라졌나

서로 다르고 모났어도

가까이 놓고 볼수록

영롱하고 완전한 보석

 

아름다운 색이지만

스며들고 섞일 때

또 다른 색이 되는

본 적 없는 색깔

 

덜어주고 채워주는

포근한 가슴

든든한 등

반쪽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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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에 그림을 그렸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콘서트 예배를 드렸고

필통을 모아 필요한 곳에 보냈다.

 

그리고 멀리 말라위에서 사진이 도착했는데

거기 루호가 만든 필통을 든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참 신기하고 놀랍다.

진짜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먼 곳의 폭풍우가 될 수도 있는 것일까?

저 아이들은 저 필통과 학교로 인해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우리는 또 이 사진 한 장으로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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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8 [2018] 2018.01.19 10:53

 

인생에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은

우리를 안심하게 하고

우리를 웃게하고

우리를 자라게 하고

우리를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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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지러운 연말이었다.

주일과 2017년 마지막 날이 겹쳐 명절 준비를 하기에도,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러 가기에도 부담스러웠고

아버지는 독감에 걸리셨는데 폐렴 증세가 있어 결국 입원을 하셨다.

할머니는 계속 설사를 하시는 바람에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셨고

결국 제사를 취소하게 되었다.

 

제사가 없어지자 명절은 행복한 것으로 바뀌었다.

명절이 너무 싫어 군대에서 조차 명절만은 안에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드디어 지옥같은 명절에서 일시적으로 해방된 것이다.

아버지가 병원에 계신 것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큰 병이 아니시니 그것도 다행스러웠다.

 

더 부담없이 송구영신예배도 다녀올 수 있었고

짓눌리는 느낌없는 새해첫날 아침을 맞을 수도 있었다.

아마도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새해첫날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모여앉아 예배를 드렸다.

멍하고 어리둥절한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역시나 루호는 할머니를 끌고와 예배에 자리에 함께 하셨다.

이게 어떤 메시지였을지 앞으로 두고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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