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근하고 집에 들어가니 루호가 종이를 오리고 거기에 칸을 그려넣어 엽서를 만들어 두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아빠가 다시 모양을 그려달라기에 그려주고 잘라주고,

또 크기가 너무 크다고 해서 작게 다시 잘라주었다.

진짜 편지 처럼 보이고 싶단다.

아마도 개성이 있으면서도 판매하는 엽서처럼 보이고 싶었나보다.

낮에 엄마랑 다이소에 가서 마음에 드는 것을 못찾고 집에 와서 만들었다고 할 정도니

어지간히 까다롭게 정성을 들이는 게 분명했다.

 

파이디온에서 만난 친철한 형아에게 편지를 쓰고 싶단다.

자기 전에 루호가 써둔 편지를 읽어보자 마음이 애잔해진다.

한두 번 만난 형아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그 마음이,

기분까지 눈치보면서 친해지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아직 순수한 것 같아 어떻게든 애써 보호해주고 싶어진다.

 

춤과 노래보다, 외모보다 인성을 보고 뽑았다고 하니

함께 지내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믿음이 간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이제 한걸음 더 사회로 깊숙히 들어가는 루호가 걱정되었는데

또 하나의 안전장치를 주신 것 같아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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